마르타 뫼들, 비르기트 닐손, 아스트리드 바르나이가 바이에른 TV에 출연하여 그녀들의 경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클라우스 슐츠.
길다란 탁자가 있다. 아스트리드 바르나이는 탁자의 왼편에 앉고, 마르타 뫼들은 그녀 맞은 편에, 슐츠는 뫼들의 왼쪽에 앉아 있다. 닐슨은 탁자의 중앙 쪽에 앉아 있다.
프로그램은 바르나이가 브륀힐데로, 뫼들이 지클린데로, 그리고 닐손이 오르트린데로 출연한 "발퀴레"의 제 3막의 사운드 클립과 함께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편의상 클라우스 슐츠는 KS, 마르타 뫼들은 MM, 비르기트 닐손은 BN, 아스트리드 바르나이는 AV로 표시하도록 하겠다.(역자 주: 그냥 성만 표기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슐츠: 아스트리드 바르나이, 비르기트 닐손 그리고 마르타 뫼들은 1954년 바이로이트 축제에서의 "발퀴레" 제3막에 딱 한번 다같이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그녀들은 전 세계의 위대한 오페라 하우스들에서 이졸데로 그리고 브륀힐데로 군림하게 되지요. 저는 그녀들의 노래를 자주 들어보았고, 그녀들과 전문적으로 함께 일해본 적도 있습니다. 뭔헨에서 그녀들은 바이에른 텔레비젼의 이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다시 한번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들의 모임의 주빈이 되는 영광을 맞이하여,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맡고자 합니다. 프라우 뫼들, 경력의 시작이 매우 특별했다면서요?
뫼들: 난 노래하고 싶었어. 자연이 내게 큰 성량을 주었지. 그리고 나는 그걸 기회만 있으면 사용했어. 목욕탕에서, 일터에서...... 난 그걸 좀 더 계발시켰으면 했지만, 전쟁이 시작될 때까지는 그냥 희망에 불과했어. 전쟁이 시작되었고, 공부할 수 있는 모든 기회, 음악학원, 음악 교실, 그런게 모두 사라져버리다시피 했지. 세 달 정도 음악학원을 다녀보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곧 파괴되어버렸어. 전혀 훈련되어있지도 않고, 아는 것도 없었고, 오케스트라가 무슨 역할을 하는 지도 모를 정도였지. 그러고도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지가 의문스럽겠지만, 자연스럽게 난 해낸 거야. 그때 렘샤이트에 있던 동료 하나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지. 메조 소프라노를 한 명 찾고 있는데 지원해볼 생각이 없냐고. 난 오디션을 봤고, 그들은 날 고용했지. 그렇게 내 경력이 시작된거야.
슐츠: 처음으로 맡은 역할이 뭐였나요?
뫼들: "헨젤과 그레텔"에서의 헨젤.
슐츠: 전쟁이 끝난 뒤에, 경력은 계속되었지요. 렘샤이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뫼들: 뒤셀도르프(의 극장)와 계약을 했지.
슐츠: 수석 드라마틱 메조 소프라노로서 말이죠.
뫼들: 맞아. 내 첫번째 배역은 카르멘이었어. 거기서 많이도 불렀었지.... 멕베스, 에볼리, "보체크"에서의 마리, 거의 모든 역할을. 거기서 함부르크로, 다시 함부르크에서 바이로이트로 간 거지. 바이로이트에 갈 때까지 4년 쯤 걸렸고, 그 동안 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 이미 내 동료 바르나이가 활동하고 있었기에, 나는 음반을 하나 사서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해 보려고 했지만,곧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으며, 그건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어. 항상 배우려고 노력했었으니까. 그때 갑자기 빌란트 바그너가 함부르크에 와서는, 쿤드리 역을 찾고 있는데 내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려 한다고 했지. 그 날 나는 완전히 목이 쉬어 있었기 때문에, 레몬즙을 마시고는, 내게 남아 있는 목소리를 쥐어짜내다시피 했어. 그런데도 그는 거기서 뭔가를 느꼈는지 나를 채용해주더군. 천국에라도 있는 듯 한 기분이었어. 내가 바이로이트에 가게 되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거든.
(여기서 종전 후 첫 번째 바이로이트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독일의 뉴스 필름이 나온다. 바르나이의 모습이 보이고, 빌란트 바그너와 뫼들이 함께 있는 장면도 있다.)
뫼들: 나랑 빌란트야. 어때? 잘 생긴 한쌍이지?
바르나이: 확실히 그렇군요.
닐손: 지난 날처럼 말이죠. 그렇지 않나요?
바르나이: (농담으로) 당신은 그때 거기 없었지.
닐손: (마찬가지로) 그때 난 태어나지도 않았었어!
뫼들: 당신들 모두 그 후에 왔으니까. 내가 처음으로 빌란트 바그너와 함께 일했던 건 1951년이었어. 그 역시 초보자였었지.하긴, 다른 곳에서 일해본 적이 있었으니 정확한 의미에서 초보자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바이로이트에서는 햇병아리였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함께 일하게 되니까,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게 되어가더군......무의식적으로, 난 그가 원하는 그대로 하게 됬어. 그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는 실행했지. 나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함께 했던 "파르지팔" 바로 그 작업에서, 그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식견을 우리는 발전시켰던 거야.
(1951년에 쿤드리 역을 맡았던 뫼들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 클립 하나가 재생된다.)
뫼들: 크나퍼츠부쉬 템포로군.
바르나이: 그 분은 항상
"느리게, 하지만 질질 끌지는 말고, 느리지만 늘어지지는 않도록. 이미 느린데 더 늘어지게야 할 수야 있나", 라고 했죠.....
뫼들: 저 장면에서 나는 그 분으로부터 25미터 쯤 떨어진 곳에 있었지. 앉아있으셨기 때문에 그 분을 볼 수가 없었어. 그 때 갑자기 일어서시는 바람에 그 분을 볼 수 있게 되었지.... 마치 하느님 같은 분위기였어. 그 분이 한 팔을 쭉 뻗으실 때면,오케스트라 피트로부터 강렬한 파동이 흘러나왔었지.
바르나이: 그래도 그 분은 가수들의 목소리를 덮어버리시지는 않으셨죠.
(크나퍼츠부쉬가 "파르지팔"의 장면전환음악을 지휘하는 비디오 클립이 나온다.)
뫼들: 난 그 분께서 일어서실 때 마다 항상 놀라운 무언가를 느꼈어.
바르나이: 맞아요. 그 분께서 지휘를 맡으면 오케스트라도 제대로 된 연주를 했죠......
뫼들: 그리고 그 크레센도......
바르나이: 네. 그 크레센도. 그 분은 앉은 채로 시작하시고는, 곧 양 팔을 펼치시지요. 그러면 "바로 이거군" 이라고 생각하게 되요. 그러나 만약 충분히 호흡해두지 않았다면, 그 분은 일어나셔서는 주의를 주셨죠.
뫼들: 난 가끔씩은 "파르지팔"의 한 프레이즈에서 세 번이나 숨을 돌리곤 했었지.
바르나이: 그건 그 분 귀에 거슬리지 않았던 걸 거에요.
닐손: 그러나 리허설에서는 그 분은 그런 템포를 취하지 않으셨죠. 오로지 공연 때만 그러셨죠. 당연히 가끔 놀랄 수 밖에요. 특히 신입들이라면.......
뫼들: 난 그 분과 함께 나폴리에서 "반지"의 드레스 리허설을 한 적이 있어. (바르나이를 가르키며) 가지고 있던 당신의 음반 하나를 연습 재료로 삼았지. 그런데 그 분께서는 전혀 리허설을 하지 않으시는 거야. 난 계속 당신의 녹음으로 연구를 거듭해나갔는데, 그러던 어느 날 그 분께서 드레스 리허설에 나타나신 거야. 그 극장은 고양이들로 가득 차 있었고, 때문에 군데군데 그놈들의 똥이 묻어 있었지. 그 분께서는 내 손을 잡으시고는 그 똥들 중 하나가 있는 곳으로 날 데려갔지. 그리곤 말씀하셨어. "저게 브륀힐데지."
바르나이: 맙소사!
뫼들: 그리고 그게 "반지" 전체에 대한 내 리허설의 전부였어!
바르나이: (웃으면서) 믿어지지 않는군요!
닐손: 전 그 분과 뮌헨에서 "살로메"를 같이 공연한 적이 있어요. 그 분은 "살로메"를 그리 썩 좋아하시지 않았고, 때문에 우리모두 온 종일 가라앉은 분위기였죠. 누군지 기억은 안 나는데, 메테르니히는 아니었던 것 같고, 객원 중에 요카난을 맡은 사람이 좀 별로였어요. 계속해서 실수하더라구요. 그러자 크나퍼츠부쉬가 피트로부터 그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는 거에요. 난 속으로 생각했죠. "하느님 맙소사! 만약 나한테 저러시면 어쩌나.". 그러고는 얼마 안 되어서, 실수를 해 버렸죠. "Ach, du wolltest mir deinen Mund nicht kuessen lassen" 이 부분을 제가 4분의 1박자 정도 빨리 나간 거에요. 그러자 그 분께서 일어서시더니 제게 "A"로 시작하고 "Hole"로 끝나는 욕설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어버렸고, 18분 정도 남아 있던 마지막 장면 내내 훌쩍이면서 노래불러야 했어요. 크나퍼츠부쉬는 제게 눈길 한번 주지 않으시더군요. 도와주실 수도 있으셨지만 안 그러셨던 거에요. 전 그걸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요즘의 지휘자들은 절대로 그렇게 못하죠. 가수가 나가버릴 테니까. 하지만 그 당시엔 그런 일이 예사였어요. 죽던 살던 지휘자를 따라야 했었죠. 가수들한테 우호적인 제임스 레바인 같은 지휘자를 만났을 때와는 천지차이인 거죠. 대단한 분이셨어요.
바르나이: 가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거죠.
닐손: 가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걸 즐기고, 그리고는 그들을 고양시키는 거에요. 음악을 항상 머리 속에 두고 계셨던 거지, 머리를 음악에다 집어넣은 게 아니죠. 미트로풀로스처럼, 그 분은 리허설의 모든 구성원들을 알고 계셨어요.
바르나이: 미트로풀로스는 제게 커다란 영향을 주신 분이에요. 그 분이 저를 "엘렉트라"로 기용하시려 했는데, 제가"엘렉트라는 서른즈음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도 그 분은 "이건 그냥 음악회요"라면서 저를 기용하셨어요. 그분 옆에 서있었을 때는 마치 하늘에 둥실 떠오른 것 같았죠. 끝내주는 기분이었어요. 제가 그 역할에는 조금어린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기때문에, 그 분은 필요할 때마다 오케스트라로 제 목소리를 받쳐주시기도 하고, 때로는 그 중간으로 적당히 자리잡기도 하셨죠. 정말 놀라운 교감이었어요. 그 밖에도 많은 위대한 인물들과 같이 일했었죠...... 여성 지휘자와 함께 일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경험 있나요?
닐손: 아니요.
뫼들: (웃으면서) 아, 미안해. 난 여성이 피트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게 되면,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진 느낌이 들 것 같아. 정말 미안하지만, 그럴 것 같구먼.
닐손: 전 기억에 의존해서 지휘하는 지휘자를 만나면 불안해요. 음악회라면 모르겠지만. 연주자들 앞에 악보가 있으니까. 하지만 완전히 까먹기도 하잖아요. 카라얀과 함께 했을 때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는 그가 어디 쯤을 지휘하고 있는지 완전히 모르더라구요. 프롬프터는 제가 제 역할을 완전히 알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죠.... 이졸데였거든요..... 그래서 그는 주의를 주지 않은 채, 프롬프터 박스의 구멍으로 카라얀이 뭘하고 있는지 들여다봤어요. 그런데 카라얀은 자기랑은 아무 관계없는 일이라는 양, 모든 정신을 콘서트마스터에게만 쏟고 있는 거에요. 한 페이지가 지난 다음에야 전 제가 어디쯤을 노래불러야 하는 지 깨달았죠. 최악이었어요!!! 1957년인가 58년인가, 바이로이트에서 "트리스탄"을 했었죠. 볼프강 자발리쉬와의 초연이었어요. 빈트가센과 제 2막에서 듀엣을 부르고 있었죠. 빈트가센은 항상 믿음직스러웠어요. 전 그냥 그가 부르는 걸 듣고 그의 대사를 따라가기만 하면되었으니까요.... "Ewig! Ewig! Isolde mein! Trisitan mein!" 뭐 이런 식으로. 그런데 갑자기 그도 까먹은 거에요. 전 어디를 불러야 하는지 몰랐죠. 볼피(역자 주: 볼프강의 애칭)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어요. 그래서 전 자발리쉬를 바라 보았어요. 왜냐하면 하이 B 아니면 Bb가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리고 자발리쉬는 "Ewig!"하는 부분에서 제게 신호를 줘서 절 구해 줬어요. 그는 악보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기억에 의존해서 지휘하는 인물들은 그렇게 못 하죠.
바르나이: 크나퍼츠부쉬가 왜 악보 없이는 지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 분은 이렇게 말했죠. "난 악보를 읽을 수 있어!"
닐손: 그 분은 위트가 날카로우셨죠.
바르나이: 누구보다도 날카로웠죠. 하지만 그런 게 아래에 있는(역자 주: 바이로이트 극장의 오케스트라 피트를 가리키는듯?)사람에게는 큰 역할을 해 줘요. 그 분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버지 같았죠. 우린 악보 없이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해야 하고,게다가 우리 목소리도 통제해야 하고 감정 표현도 해야 하니 그런 일들이 생길 수 있죠.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아요. 그게 바로 위대한 지휘자가 빛을 발하는 이유죠. 그리고 갑작스레 프레이즈를 늘여야 한다고 느낄때면, 그 분은 이해해주고는 그렇게 하도록 해 주셨죠.
뫼들: 내가 푸르트벵글러에게서 느낀 것은......매우 색다른 거였어. 가끔씩 나는 그 당시에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생각해. 난 라 스칼라에서 그 분과 함께 "파르지팔"을 했었지. 바이로이트 이전에. 난 생각했어. "잘 됐어. 노래하면서 그 분과 좀 어울려 봐야지." 그런데 얼마 후에 난 내가 그걸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왜 그런지는 몰랐지만, 그렇게 된 거지. 그 분과 함께 일했던 것은 내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적 경험일꺼야.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건 아냐. 그 분은 내 가슴 속 가장 깊은 곳까지 나를 이끌어주셨던 선생님이셨어. 지금도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건지는 몰라. 푸르트벵글러는 푸르트벵글러였고, 그 누구도 그 분을 흉내낼 수는 없을 거야. 다른 사람들이 모자라다는 얘기가 아니고, 단지 그들이 또 다른 푸르트벵글러가 될 수는 없다는 거지. 난 그 분께서 피트에 계시면 든든한 기분을 느끼곤 했지. 그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이해가 됐었어.
닐손: 이상적인 한 쌍이었군요. 당신들 모두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제게는 바이로이트에서 뵘과 함께 "트리스탄"을 했을 때가 그와 비슷한 것 같아요. 너무나 감동적이고 따스했죠. 오페라는 그 분에게는 많은 것을 의미했어요. 가끔씩 그 분은 지휘하는 와중에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셨죠. 참 대단하신 분이셨어요.
뫼들: 노래도 따라 부르셨었지.
바르나이: 맞아요. 그러셨죠. 다행히도 토스카니니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뵘이 "트리스탄"의 리허설을 지휘하는 비디오 클립이 나온다.)
뫼들: 그 분은 내가 유일하게 두려워했던 사람이야.
바르나이: 그 누구도 감히 그 분께서 눈을 뗄 수가 없었죠.
뫼들: 난 단지 그 분께서 그 끔찍한 오스트리아 방식으로 남의 감정을 마구 헤쳐놓았기 때문에 두려워했던 거였어. 물론 그러는 걸 좋아해서 그러셨던 게 아니라, 좀 더 잘하라는 의미였던 거지만. 그래도 남한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었던 거지.
바르나이: 그 분은 가끔 매우 고약하셨어요.
닐손: 그럴 때면 무대 분위기는 좋지 않았죠. 매우 거북스러웠으니까요.
바르나이: 하지만 마르타, 당신이 그 분을 두려워할 것까지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그분은 보통 단역을 맡은 가수를 희생양으로 삼으셨으니까요. 그 분 스스로가 초조했기 때문이었어요, 사실. 그걸 어떻게든 해소해야만 하셨던 거지요. 그 분을 구슬릴 방법이 몇 가지 있기는 했었죠. "마이스터징거"에서 다비드 역을 했던 사람 하나가 기억나네요. 이름이 볼파르트였죠. 뵘은 그에게 계속 소리를 질러댔어요. "거기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를 봐!! 그 망할 무대 지시만 보고 있지 말고!!! 날 봐! 날 보라고!!!" 숙소로 돌아갔을 때 볼파르트가 절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스트리드, 아무래도 난 이발사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난 말해줬죠. "아니, 그러지 말아요.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이거 하나 뿐이에요. 난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전 그 분께 찾아가서 "교수님, 제게 뭘 원하시는 건가요?" 라고 따진 사람도 알고 있는데, 그러자 그 분은 그를 대신하여 다른 사람을 기용하셨죠. 제가 "트리스탄"을 그 분과 함께 했을 때는, 브랑게네 역이 그 꼴을 당했죠. 그건 단지 그분 자신의 초조함을 스스로 달래는 방법일 뿐이었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거에요.
뫼들: 어쨌던 모두가 그 분을 무척 두려워하면서도 존경했지.
바르나이: 탁월한 지휘자이신 건 의심할 여지가 없었거든요. 매우 작은 부분조차도 철저하게 통제하셨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조차, 항상 그 분을 주목해야만 했어요.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그 분은 자신을 주목할 수 밖에 없도록 템포를 바꾸시곤 했으니까요. 그게 무척 힘든 점이었죠.
닐손: 그 분은 그래도 가수들이 이끌 때는 그걸 따라가 주는 걸 주저하지는 않으셨어요. 목소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셨으니.
바르나이: 정말 그래요.
닐손: 그 분은 바이로이트에서 훌륭하게 따라와주셨죠. 거긴 지휘자에게는 매우 힘든 곳이에요. 가수들의 목소리를 듣기가 무척 힘든 구조라서. 많은 지휘자들이 거기서 고난을 겪곤 하지요.
-계속
헉헉.....무척 힘들군요. 2부는 아마 다음 주 주말에 시간이 나면 포스팅하게 될 것 같습니다.